*영상 출처. 유튜브 쇼파르엔터테인먼트
난 저기 숲이 돼볼래 나의 옷이 다 눈물에 젖는대도
제 어린 시절의 여름은 하얀 치아와 흰색 눈알만 동동 떠다닐만큼 새카맣게 탄 채로 늘 파도에 몸을 맡기고 두둥실 떠있는 장면이 대부분이에요. 어릴 땐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푸르고 드넓은 바다가 좋았어요. 즐거운 추억도 많지만, 어린 시절 몸 안 가득 차있던 터질듯한 에너지와 여름의 바다가 많이 닮아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. 점점 더 산이 좋아질 거란 어른들의 말이 정말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죠.
그런데 저에게도 에너지 가득한 바다만큼이나 산과 숲, 짙은 녹음이 좋아지는 때가 다가왔어요.🌳 특히 숲의 짙은 녹음의 향, 그 향이 타고 흐르는 잔잔한 공기, 공기의 파동을 타고 흐르는 작은 생명들의 미세한 지저귐까지. 이 모든 것들을 가만히 감각하고 있다보면, 어느새 그 공기의 흐름 안에 유영하는 스스로를 깨닫게 되더라고요.
이 유영하는 감각이 편안하다는 감각과 가장 잘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. 나를 공기의 흐름에 내맡길 수 있는 '숲'이란 공간이 주는 안전함과 편안함, 그리고 고요함까지. 정말 안전한 '품' 안에 들어와있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. 뜨겁게 타들어가는 듯한 더위를 피할 수 있게 짙은 초록은 지붕이 되어주고, 잎사귀가 뱉어내는 청량한 입자가 숨을 한 김 식혀주고, 일상에서 시달리는 소음을 잠시 멀어지게 해주는 '숲'. 지금 추천해드리는 최유리의 '숲'은 이런 안전한 공간, 나와 타인을 담아낼 수 있는 품이 넓은 사람을 뜻하는 듯 합니다. 잠시 차분한 그늘 아래에서 '숲'의 노랫말을 음미해볼까요?
난 저기 숲이 돼볼게
너는 자그맣기만 한 언덕 위를 오르며 날 바라볼래
나의 작은 마음 한구석이어도 돼
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지나치지 마 날 보아줘
나는 널 들을게 이젠 말해도 돼 날 보며
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
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
난 저기 숲이 돼볼래 나의 옷이 다 눈물에 젖는대도
아 바다라고 했던가 그럼 내 눈물 모두 버릴 수 있나
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밀어내지 마
날 네게 둬 나는 내가 보여 난 항상 나를 봐 내가 늘 이래
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
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
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 흘려보내 나를 다 감추면 기억할게
내가 뭍에 나와있어 그때 난 숲이려나
이 노랫말을 감각한 여러분의 각자의 해석과, 각자의 귀한 느낌이 있을테니 긴 말을 덧붙이지는 않겠습니다. 다만, 여러분 안에 존재하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, 길을 터주는, 그리고 옷이 흠뻑 젖을만큼 울어도 괜찮은, 이런 안전한 '숲'을 찾으실 수 있기를 바라요. 촉촉한 음색의 최유리의 목소리가 인도하는 길을 따라, 혹여나 지금 숲으로 떠날 수 없다하더라도, 눈을 감고 노래에 잠기어 여러분의 숲으로 떠나보세요.🌲 그리고 숲의 넓은 품 안에 나를 두고 편안함을 온 몸으로, 온 마음으로 감각하시기를 바라요. 그렇게 여러분의 뜨거운 여름이 초록 안에서 편안하게 한 김 쉬어가기를 바랍니다.🌿 |